그렇게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틀 뒤 덴마크로 배타고 출장을 간다고 했습니다. 출장을 끝난 후 한 달 휴가를 얻고 나를 만나러 오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아주 전형적인 수법이죠) 난 지금 코로나 시국인데 올 수 있냐고 하니 괜찮다고 했습니다. 원래는 4주 휴가지만 자가격리까지 고려해서 2주 더 휴가를 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난 그래서 그저 영국은 노동자를 잘 대우해줘서 이렇게 휴가를 길게 내주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뉴질랜드 친구도 있고 그 친구가 한 달 정도 휴가를 내어 한국으로 종종 놀러왔기 때문에 별 의심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지금부터 출장 및 한국으로의 여행준비로 쇼핑을 하러 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2시간 뒤 쇼핑을 다했다고 왓츠앱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향수, 자기 한국에서 쓸 왁스 옷, 신발 등등을 샀다고 했습니다. 사실 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여행을 하는데 무슨 그렇게까지 사나 싶었습니다. 여행은 최대한 짐을 가볍게 하는 게 현명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뉴질랜드 친구도 한국으로 여행올 때 최대한 짐을 가볍게 하고 옷은 거의 바꿔입지는 않더라고요;;; 저는 그가 참 멋을 많이 부린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는 지금부터 짐을 싼다고 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짐을 싸보니 회사배가 허용한 무게를 초과하여 나머지 짐은 나에게 미리 붙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집 주소를 가르쳐달라고 했습니다. 나는 무슨 남자가 짐을 이렇게나 많이 싸나 싶었습니다. 그것도 자기가 한국에서 입을 옷, 신발, 향수, 왁스 등으로요;;;그렇지만 나한테 그렇게나 잘 보이고 싶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바보인가봐요;;) 난 스스럼없이 주소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친절하게 제 핸드폰번호랑 이메일까지도요;;;
그는 고맙다며 그 다음날이 되자 자기 짐을 가지고 우체국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얼마 있다가 자기 트렁크라며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무게를 물어보니 20kg은 넘어간다고 했습니다.
그가 나를 믿어도 좋냐고 묻자, 나는 당연하지. 나를 믿으라며 네짐 꼭 잘 보관하고 있을 거라며 걱정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나를 믿는다며 또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이런 우체국 영수증을 보내왔습니다. 저 "WORLD LINK COURIER SERVICES"를 통해 수시로 자기 짐이 어딨는지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전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 참에 국제 우편 통로도 알고 좋은 거 아니겠냐는 생각이었습니다.(코로나 시국에 비행기도 잘 안 뜨는데 우체국을 통해 무슨 국제우편 짐을 붙입니까. 사설회사말고 우체국으로는 요즘 편지도 붙이기 힘듭니다. 네, 그래요 나중에 알아버렸습니다.)
여기 주소로 들어가보니 그의 짐이 런던에서 출발했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아~이런 식으로 국제 우편이 보내지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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