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그와 난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도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말을 이어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한국에 있는 나는 졸리고 다음날이 월요일이라 출근을 해야 했기에 아쉽게도 Good night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면 꼭 자기에게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사실은 거의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와 다시 채팅을 할 걸 생각하니 설레서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그에게 굿모닝 인사를 했습니다. 그는 엄청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답을 했습니다.
'우와~이 사람 나랑 정말 잘해보고 싶나 보다~!'
라고 착각을 했습니다. 그에게 굿모닝 인사를 하고 간단한 운동을 한 다음 회사 갈 준비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내가 운동을 하는 게 되게 좋아 보인다고 했습니다. 언젠가 나랑 같이 운동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도 운동은 되게 좋은 거라고 건강에 특히 좋은 거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히 운동을 하고 화장까지 다하고 집을 나서면서 폰을 확인하니 그 사람은 예전에 자기가 운동하는 모습이라고 동영상을 보냈습니다. 나시 운동복을 입고 gym에서 운동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얼굴크기는 엄청 작은데 생각보다 키는 작고 똥똥해 보였습니다. (이게 최신 로맨스 스캠의 함정인 듯 합니다. 예전 로맨스스캠 상대는 외모가 엄청 뛰어났다는데 이 사람처럼 뭔가 모자란 듯 평범한 외모를 무기로 사기꾼들이 전략을 바꾼 듯합니다.) 오히려 난 그런 평범한 그의 피지컬에 더 안도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그 얼굴에 키랑 몸매까지 뛰어난 남자가 멀리 한국에 사는 나한테 흥미를 보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평범하기 때문에 나한테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얼굴이 제 이상형이면 된 거 아닌가요? 세상에 완벽한 내 이상형은 없다고 내 마음대로 타협을 하였습니다.
회사 가서도 온통 그의 생각뿐이었습니다. 시간아 빨리 가라~그랑 채팅하게~라고 생각하며 말이죠~
일 끝나고 밤 8시쯤 버스 안에서 그와 다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버스 안 사진을 찍어 보여주며 이게 한국의 버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 부산항에 온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자기 회사 계약 관련해서 말이죠. 근데 그냥 배 타고 온거라 부산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전 oil engineer란 직업관련해서 그가 부산에 온 적이 있나보다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영국 런던에서 배타고 부산까지 온 그의 노고가 너무 짠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코로나가 끝나면 한번 오라고 그때 마음껏 여행하라고 제가 가이드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꼭 그러고 싶다고 했습니다. 특히 나와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도 너무 만나고 싶었습니다. 와~실제로 보면 얼마나 잘생겼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차올랐습니다.
그렇게 이리저리 대화하다 갑자기 자기에 대해 내가 알게 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다며 자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건 좀 부담스러운 거 같아서 괜찮다고 아직은 알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꼭 나에게 자기에 대해 말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키가 작아서 저런 걱정을 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 여자 친구에 대한 것 빼고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근데 그는 전 여자 친구 얘기도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뭐 과거니까 그냥 해보라고 했습니다.
자기 이름, 성.
키.
그리고 자기의 기구한 가족 역사에 대해서였죠...
자기는 스웨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다 10살 정도일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아버지 직장 때문에 영국 런던으로 이민을 오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어머니는 다른 남자와 재혼을 하고 만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외롭게 살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온전히 혼자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예전 여자 친구는 정말 자기가 엄청나게 사랑했고 정말 잘해줬다고 합니다. 근데 그녀는 다른 남자들을 계속 만나곤 했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런 그를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떠났다고 합니다.
지금 현재 그는 완전히 혼자이고 외로워서 진짜 사랑을 만나면 이제 결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난 전 여자 친구는 그의 운명이 아니기 때문에 그한테 그렇게 한 거라고 했습니다.
참 이렇게 얘기를 듣고 보니 너무 짠했습니다. 저 원래 모성애 같은 거 잘 느끼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죠.
이후로 그와 난 일요일부터 목요일 정도까지 이런저런 서로의 사진을 주고받으며 연락을 이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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